<신PD의 양계산책 14>
며칠전 동네에서 친구를 만났다. 초등학교 여자친구다. 여자친구라서인지 같은 단지 아파트에 살아도 일년에 만날 수 있는 횟수는 1-2번 정도(?). 그래도 만나면 남자친구이상 반갑고 늘 화제는 코흘리개 어릴적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엉뚱한 주제로 시작했다. '계란'이다.
양계협회 전무 신pd가 뭐 계란박사라도 되는양 믿었던 모양이다. "얘, 계란하고 콜레스테롤하고는 정말 무관하니? 지난번 방송을 봤어. 보니까 오히려 계란속에 물질이 콜레스테롤을 오히려 녹여주더라. 그 방송보고 나 요즘 안먹던 계란 먹는거 있지." 참 기분이 좋았다. 상반기 참 열심히 계란홍보를 했는데 앞에 앉아있는 친구까지 꼬셨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 걱정도 뒤따른게 사실이다. 앞날 때문이다.
홍보의 지속성 문제, 홍보란 건 망각현상이 쉽게 온다. 하다가 안하면 시청자들은 금새 잊는다. 후반기 홍보는 무엇으로 가능할까? 특히 계란은 홍보가 중요하다. 홍보여하에 따라서 산업의 존폐가 달려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양계농민들은 벌써 의무자조금 사업에 적극적이다. 자조금을 어떻게서라도 조성해 계란에 대한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미안스럽게 산란계자조금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자조금수납기간을 어디로 할것인가에 대한 매듭이 안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자조금은 마지막 출하단계에서 거출이 원칙이다. 그러나 산란자조금의 경우 특수해서 다른 축종처럼 마지막 산물인 계란에서의 거출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일찌감치 노계나 병아리 분양단계가 논의 되었지만 여기에는 실효성이 문제된다.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사료다. 사료판매단계에서 거출이 가장 합리적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사료업계의 신세를 지는 부담이다. 일부 사료업계에서는 반발까지 하고 있다.
지금도 양계협회는 여러 통로를 통하여 동의를 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체 공감대형성에는 미흡하다. 채란의 경우만 예외를 인정해 사료업계에서 자조금을 거출한다면 그 첫째가 기존에 잘나가는 양돈이나 한우자조금 수납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모든 축종이 최종 도축단계에서 자조금을 거출하는데 계란의 경우라도 예외를 인정해서도 안되고 인정할수도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실효성의 문제다. 사료회사의 유통조직이 복잡하고 다양한데 이를 통합적으로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회계처리에는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또 사료업계에서 거출하다보면 결국은 사료업체로 경영부담이 된다는 것도 큰 이유이다. 이밖에도 무임승차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이런 지적은 다 일리가 있다. 이를 비판할 필요성은 없다. 하지만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축산업은 매우 어렵다.
채란의 경우를 보더라도 계란 소비량은 180개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선진국 수준 350개에 매우 뒤처진다. 사료업계도 마찬가지다. 양계사료의 경우 2000년 290만t이 생산실적인데 2004년 통계는 293만t 생산에 머문다. 이 숫자는 우리사료업계의 적나라한 어려움이다. 이를 뚫지 못하면 우리축산의 미래는 암울 그 자체다. 너나 구별없이 모두가 사료의 소비량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료업계는 현장에서 축산농가를 이끌어주며 질 높은 컨설팅으로 우리축산업을 리드해 왔다. 나름대로 경영관과 경쟁력을 키워준 것도 사실이다.
사료업계에 바라기는 이제 새로운 차원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달라는 것이다. 그게 자조금사업 프로그램이다. 어디인들 문제점이 없겠는가? 하지만 생각만 적극적이면 양계와 사료는 윈윈게임이다.
자조금은 '빵빵홍보'를 위한 전제 조건. 다음번 친구를 만났을때 그때의 화제도 계란이 될 수 있을까? '빵빵홍보'는 사료업계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능하다.
협회 전무 신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