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농가 폐사 닭 처리 골머리
온난화 영향 폐사 증가 불구
친환경적 처리 인프라 역부족
정부차원 다각적 지원책 긴요
폐사 닭의 마땅한 처리방법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계산업의 규모화 등의 원인으로 농가당 닭 사육수수가 증가, 같은 이유로 농가에서 발생하는 폐사 닭의 수도 늘어났지만 이를 처리할 방법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양계농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의하면 양계농가에서 발생하는 폐사 닭은 통상 연간 7천만수에서 8천만수 내외다. 이나마도 AI 발생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갈수록 여름철 폭염 지속일수가 길어지는 등 폐사 닭의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올 여름에도 폭염기간(6월 중순~8월 중순)에만 전국적으로 총 135만수의 닭이 폐사했다. 때문에 폐사 닭의 처리방법에 대한 농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여러 법률 규정이 얽혀 있어 처리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거해가는 곳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육계 15만수를 사육하고 있는 한 농가는 “예전에는 폐사한 닭을 농장 여유 부지에 묻거나 퇴비장에서 계분과 함께 발효시켜 처리해 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주변에 육견을 사육하는 농가에서 사료용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았다”며 “하지만 관련법들이 개정되면서 현재 매몰, 자체 퇴비화 등의 방법은 불법이 됐다. 그나마 육견사료 사용 정도가 남아있는 방법인데 사회적인 분위기 등으로 알다시피 대부분의 육견 사육농장들이 없어져 버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육계농가도 “우리 농장의 경우, 하루에 많아야 10마리 안팎의 폐사가 발생하는데, 이정도의 수량을 매일 수거해가는 업체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폐사한 닭들을 모아둘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 폐사한 닭은 생활폐기물로 분류(일 300kg 이하 발생)돼 원칙적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뼈와 살을 분리배출 해야 해 보통일이 아니다. 또 즉시 수거해 가는 것이 아니라서 여름철 같은 경우 부패에 따른 악취 발생으로 민원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국육계협회 김상근 회장은 “폐사한 닭을 달리 처리할 방법이 없는 일부 농가들이 야밤에 몰래 야산에 닭을 묻는 경우마저 발생한다. 어쩔 수 없이 범법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 셈”이라며 “극히 일부의 지자체에서 폐사축 처리시설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농가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폐사 닭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다각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축산신문 서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