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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2-27 00:00
새해엔 암탉도 울고 수탉도 크게 울어야 한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765  

."뭐 홍보하다가 돈 들어 갈 일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얼마라도 내겠습니다. 양계로 번 돈인데 당연히 쓸 일이 있으면 내야죠." 지난해도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분이 많은 말들을 쏟아 냈지만 이 말처럼 시원스럽게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있을까? "양계로 번 돈" "양계산업을 키우는 곳에는 얼마든지 기꺼이 쓰겠다"라는 말로 들린다. 나 혼자 잘 먹고 돈 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양계산업은 함께 힘을 합쳐야 살수 있다는 의미의 함축이다. 가진 자의 동반자 의식. 얼마나 고마운 생각인가? 돈만 있다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이 멋쟁이 발언의 당사자는 (주)조인[구 강남부화장]을 경영하는 한재권 회장이시다. 두세번밖에 뵙지는 못했고 자수성가해서 중견 양계기업을 이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만난 양계인 중엔 이런 분도 있다. "신경 좀 안쓰게 해 주십시오...상담 중이라 나중에 상의 드리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화업으로 크게 성공하셨다는 모 부화장 대표와의 전화통화다. 너무 의외라서 전화기를 내려놓기가 민망했을 정도다. 그는 2005년 닭의 해를 축하하고 양계산업 발전을 위해서 부탁한 협회 월간양계에 광고협찬을 단호히 거절해 버렸다. 광고를 거절했다고 해서 섣부른 사람평가는 할수 없다. 하지만 두 경영자의 생각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한분은 '동반자' 한분은 '무임승차' 기질이 다분하다.

12년만에 돌아오는 닭의 해다. 7천년전 고대 벽화나 그림에 벌써 닭이 우리 인류와 함께 했다는 흔적이 있는데 사람에게는 알과 고기를 제공해 주고 또 정확히 새벽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준다. 지난번 KBS'유럽농촌대장정' 촬영때 프랑스 민박집에서 새벽을 깨어준 것도 닭의 울음소리다.

성경에서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번 부인하다가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깨우쳤다고 해서 유럽 교회탑에는 수탉이 많이 장식돼 있다. 이솝우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주로 싸우고 남을 괴롭히며 깔보는 역할이다. <한 농부가 자고새(산 메추라기)를 구해다가 닭장에 넣어 주었다. 자고새는 닭들과 친해 보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닭들은 늘 못마땅하다. 심지어 자고새를 부리로 쪼고 할퀴면서 못살게 굴었다. 그 괴롭힘이 끝나면 닭들은 자기들끼리도 자주 싸우는데 한번 싸우면 피를 볼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상생의 배려를 조금도 할줄 모르는 닭의 교만한 습성을 비유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양계산책을 하다보면 자주 이 이솝우화가 생각난다. 양계산업에도 다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요즘 북한이 우리의 주적인가 아닌가하는 논란이 있지만 협회 내에서도 솔직히 아군, 적군 가리지 못하고 싸웠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 보면 정말 별것도 아닌 일이다. 대한양계협회의 주적은 어디일까?... 우리가 평상시 자주 다투고 갈등관계를 갖는 그곳(?). 아닐 것이다. 그곳(?)은 우리의 주적도 아니고 경쟁상대도 아니고 '동반자'라는 개념이 적당할 것이다. 대한양계협회는 그곳(?) 그곳(?)을 모두 품고 갈수 있는 맏형 역할이 맞다.

생각컨대 양계산업의 주적은 각종 양계관련 질병과 항생제, 수입닭고기 등 국민건강에 위해요소들이다. 소비자 국민들의 식품안전의식이 예전 같지 않고 이들은 한번 터지면 끝장나는 시한폭탄이다. '만두파동'이 그 단적인 예다. 특히 수입닭고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30%이면 우리 양계시장은 치명적이다. 특히 브라질산 닭고기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깨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지난해 부지런히 다녔다. 진정한 주적개념을 파악하고 짬만 나면 이를 이해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이제 양계인이라면 갈등을 지양하고 '양계그릇'을 키우는데 동참해야 한다. 무임승차는 지난해에서 끝나야 한다. '양계그릇'을 크게 키워야 그곳에 돈도 담고 건강도 담고 화합도 담고 희망까지도 담아낼 수 있다. 그리고 함께 소리쳐 울어보자. 암탉도 울고 수탉도 울고 함께 크게 울어보자. " 꼬끼요~ 대한민국 소비자님! 올해는 닭의 해 입니다.

 

우리 닭고기, 계란 많이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04. 12. 27 신동헌 농업전문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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