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머무는 날엔
- 조용순 -
가슴이 무너지듯
그대가 그리운 날은
겨울 찬비가 시렵게 내리는 날이다
어둠이 살포시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이면
억새풀 사그락 사그락 빈몸으로 떨고 있고
벗겨진 내 마음엔 그리움 으스스 떨고 있다
내 사랑 그리움아
이런 날은 침묵의 늪에 누워있지 말고
울고 싶으면 그냥 울자
성애 낀 가슴으로 차가운 세월이
빙산을 만들어 가지만
남아있는 눈물 한 방울도
모두 쏟아내고 돌아 가자
이렇게 울며 기다리다
노을진 바다에 우리가 다시 만나면
그땐 맑은 눈으로 서로 마주 보자
내 사랑 머무는 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