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품질인증사업’ 농가가 리드한다
합리적 제도 마련…생산자 직접 안전성 보장·책임
양계협회, 위원회 구성 후 사업 구체화 계획
양계농가가 주도적으로 계란 품질인증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계란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계란 품질인증 사업 업무 협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들이 직접 생산한 계란에 대해 안전성을 보장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8월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촉발된 친환경 인증제도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됐다. 친환경 인증제도 가운데서도 무항생제인증제도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행 사료관리법에선 배합사료 내 기준치 이하의 농약 성분은 허용하고 있어 농약 성분이 일부 포함된 배합사료를 사용하는 무항생제농장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되는 등 무항생제인증제도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자가 준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 건강하고 안전한 계란 생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게 양계협회의 구상이다.
이미 일본이나 EU(유럽연합) 등에서는 양계협회와 같은 민간기구에서 자체적으로 계란에 대한 인증마크를 도입, 까다로운 과정을 거처 신뢰도 높은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 ‘라이온 마크(Lion Mark)’가 대표적인 사례다.
영국의 양계업계는 1980년대 후반 살모넬라에 의한 식중독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본격적으로 대책 찾기에 착수, 1998년 살모넬라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는 ‘라이온 계란품질인증’을 만들었다. 특히 국비가 아닌 양계협회의 자체 예산 800만파운드를 투입해 진행, 계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라이온 계란품질인증은 살모넬라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식품위생이나 사료관리법 준수 여부, 동물복지 관련 규제 등 까다로운 과정을 포함시켜 보다 신뢰 높은 라이온 마크 인증제도를 구축했다. 영국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라이온 마크가 새겨진 계란을 찾는 이유다.
앞으로 양계협회는 이같은 선진화된 외국의 계란품질인증을 참고해 운영규정 마련을 위한 인증위원회를 구성, 인증 범위 설정 등 사업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양계협회 관계자는 “현재의 친환경 인증제도는 현장 적용 시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시켜 왔다”며 “민간 주도의 인증사업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신뢰 높은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하겠다”고 말했다. (농수축산신문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