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물복지인증 계란 인식도 조사
"안전하지만 높은 가격이 부담"
동물복지 사육시스템 의미 이해도 증진 숙제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동물복지인증 계란에 대한 소비자인식도를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지도 파악 통계 자료는 향후 동물복지 관련 제도의 운영, 지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계란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물복지 제도 내용이나 인증마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 가격 알고 나니 구입의향 ‘뚝’
농진청이 전국 25~59세 여성 50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동물복지인증 계란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동물복지 계란 소비에 ‘가격’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동물복지 계란의 구입을 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이 비쌀 것 같아서’가 42.5%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동물복지 계란의 구입의향이 있는 소비자도 가격을 알게 된 이후 비싼 가격 탓에 마음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동물복지 계란의 가격 제시 전 전체 응답자 가운데 동물복지 계란 구매의사는 92%로 높게 나타났지만 가격 정보를 접한 이후에는 62.7%로 29.3%포인트가 하락했다.
동물복지농장의 계란 가격이 높은 이유는 사육환경에 있다. 동물복지농장은 일반농장보다 산란계 마리당 사육면적이 넓어 생산량이 적다. 또한 동물복지 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도 더 많이 투입,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복지농장 계란은 10개 기준으로 4000~6000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이같이 높은 동물복지 계란의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동물복지 계란의 구입하는 이유로는 ‘식품 안전성이 높을 것 같아서(63.4%)’라고 답한 소비자가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는 ‘영양분이 더 많을 것 같아서(14.3%)’, ‘더 신선할 것 같아서(10.6%)’ 순으로 나타났다.
# 소비자 98% “동물복지=방사계사”
대부분의 소비자가 방사계사를 동물복지 농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형태의 동물복지 계란 생산방식이 있지만 소비자는 동물복지 계란은 방목사육한 산란계가 낳은 계란이라는 공식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동물복지와 잘 어울리는 사진을 고르라는 질문에 소비자 98%가 방사계사 사진을 선택했다. 개방계사와 무창계사를 고른 응답자는 각각 1.6%와 0.4%로 현저히 낮았다. 방사계사를 선택한 이유로는 ‘좁은 공간에서 갇혀 있지 않음’, ‘넓은 공간에서의 자유로움’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같은 소비자 인식은 다른 항목에서도 잘 나타났다. 동물복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단어로 ‘사육환경 개선(35.9%)’을 가장 많이 꼽은 것이다. 인위적 조명 조절 및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주요 의견이다.
다음으로는 ‘생명체로서의 권리 보장(15.5%)’, ‘동물보호(14.5%)’ 순으로 조사됐다.
# 인증마크 인지도 제고 필요
아울러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동물복지 인증제도 내용과 마크에 대한 인지도는 낮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복지 관련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동물복지 용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은 전체 62.4%에 달했지만 동물복지 마크나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23.3%, 37.8%에 그쳤다.
동물복지 용어와 제도, 마크 모두 듣거나 본 적이 있는 소비자는 △40대 △계란을 거의 매일 먹고 △건강에 매우 관심이 많은 계층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동물복지 계란과 일반계란에 대한 관능평가(색·촉감·비린내 등)에서는 날 계란이나 삶은 계란 모두 소비자가 느끼는 유의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상호 농진청 가금연구소 농업연구관은 “동물복지 산란계 사육방식은 방목 외에 여러 형태가 있지만 소비자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이런 여러 가지 형태의 동물복지 사육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소비자의 이해도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수축산신문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