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시 통제 전문조직 신설 절실
정부 주도 방역 허점 투성
고병원성 AI의 상재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민간주도 자율방역시스템 구축과 상시통제 전문조직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건국대학교 법학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AI 국내 발생 방지를 위한 공청회’에서 수의·축산전문가들은 이 같이 주문했다.
이날 모인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현재 관 주도의 방역정책은 발생신고 후 조치, 발생 후 역학 조사, 차단방역 미흡, 방역행정 전문가 부재, 중요 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미국의 NPIP(미국가금위생발전계획)처럼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주도 방역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모 교수는 또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변이 발생에 대응하고, AI가 국민보건과 관련돼 상시 문제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 효율적 대처를 위해 전문국가기구의 설립도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교수는 이어 고병원성 AI 백신은 “달콤한 사탕이지만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이상적인 백신이 개발돼도 계군의 5% 가량은 항체형성이 불충분하고, 지속적인 바이러스의 전파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 했다.
송창선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장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은 능사가 아니다”면서 “백신 접종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진단 물량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이고, 위험성도 크다”며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고병원성 AI 발생 시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오리농장에 감시계(닭)를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치용 가금질병연구회장은 “오리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해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오리농장에 증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닭을 감시계로 투입해 감시계를 통해 질병을 판단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현장 수의사들을 국가 역학조사위원이나 방역협의회 위원으로 위촉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만섭 모란식품 대표(전 역학조사위원)는 “정부에서 구성한 역학조사위원들이 탁상공론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역의 수의사나 계열사 소속 수의사들이 지역 축산 현장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만큼 이들을 역학조사위원으로 위촉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권한 강화도 주문됐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 부회장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최일선에서 국가 방역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권한이 적다”면서 “방역본부로의 책임과 권한 확대 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 사무관은 농축산부 방역담당공무원의 전문관 제도(4~5년간 한 직책을 유지하는 제도) 도입, AI 통제센터 설립(2015년 농림축산검역본부 내에 신설), 방역협의회에 생산자단체 관계자 포함(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 협회·농가·계열화업체의 개별적 방역시스템 마련(정부는 지원), 고병원성 AI 발생 시 현장수의사를 포함하는 현장 전문가 풀 구성, 신고 포상제 등이 검토돼 방역 개선안에 포함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축산경제신문 박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