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농가는 죽겠다는 데 대형유통업체는 제 잇속만
산지 가격 폭락했지만 유통마진은 소폭
하락
최근 계란 산지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해 산란계 농가가 경영 악화로 고통 받고 있는 원인은, 계사 시설의 규모화로 산란계 마릿수는
급증한 반면 높은 유통 마진으로 가격 회복이 더디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는 지난 1일 ‘NH 축경포커스’에서 이같이 밝히고 생산농가의 적정 생산 노력과 소매 유통마진의 적정화를 통한 소비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축산경제리서치센터는 2016년 2월 계란 산지가격(특란 10개 기준)은 939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8%나 떨어져, 2014년 생산비
1064원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며, 이는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한 계사의 대규모화 등 공급 과잉을 초래하기 쉬운 5만수 이상 대규모 농가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5년 12월 산란계 사육수수는 전년보다 6.2% 증가한 7188만 마리였으며, 6개월령 이상 산란용 닭 마리수는 전년보다 5.9%
증가한 5337만 마리였다.
과잉 공급으로 산지 가격이 최근 6개월 간 26.7%(342원)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은 약 7.3%(143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총 유통마진율은 2015년 9월 34.9%에서 올 2월에는 48.5%(885원)로 13.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지 가격 하락 시 대형 유통업체가 이윤과 마진을 최대한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3월 4째 주 수요일 기준 서울의
시장 형태별 전년 대비 소비자 가격 변동을 보면 30.4%의 산지 가격 하락에 대해, 재래시장은 20% 내외인데 반해 대형 유통업체는 단지
6~8% 인하에 그쳤다고 밝혔다.
따라서 급락한 산지 가격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대형 유통업체의 과도한 마진과 이윤 확보를 지양하고 소비자 가격과 산지
가격 간의 연동성을 강화해 소매 유통마진의 적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산자단체인 농협은 계란 소비촉진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중장기적으로 계란 시장의 경쟁 촉진을 도모하기 위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약 10% 수준으로는 수급 조절은 물론 가격 안정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농가들도 생산자 자율의 수급 안정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농가의 적극적 동참이 중요하며, 무임 승차자에 대한 자구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계란 가격 하락은 생산비 이하 수준의 산지 가격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어 농가의 경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생산비 이하로 하락 시 그 차액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농가 경영 불안을 해소하고 수급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축산경제신문 권민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