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계란가격 하락, 이유와 대책은
산란계 농가 규모화···생산량
급증
공급과잉으로 산지가격 26.7%↓···하락세 장기화
도·소매 유통마진 적정화 통한 소비확대 '급선무'
최근 계란 산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산란계 농가의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지난 1일 발표한 NH 축경 포커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계란의 산지가격은 26.7%가 하락했다. 특히 이전에는 산지가격이 하락하더라도
1~2개월 이내에 회복됐던 점과 비교하면 가격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이에 계란 가격하락 요인과 이에 대한
수급안정대책을 짚어봤다.
# 농가 규모화로 생산량 급증
계란가격이 하락한 이유로는 산란계 농가의 규모화가 진전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전년대비 6.2% 늘어난 7188만마리로 이중 6개월령 이상의 산란용 닭 마릿수는
전년대비 5.9% 늘어난 5337만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산란계 농가가 규모화를 추진, 공급과잉을
초래하기 쉬운 5만마리 이상 규모의 농가 비중이 2012년 말 24.9%에서 지난해 말 34.9%로 10%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만마리 이상 규모 농가가 차지하는 사육마릿수 비중도 2012년 69.4%에서 지난해 말 78.9%까지 늘었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나며 산지가격은 급격히 하락했다.
2013년 계란 10개당 산지가격은 1303원이었으나 지난 2월에는 생산비 이하인
939원으로 가격이 364원이나 하락했다.
# 유통마진 정상화로 소비촉진시켜야
이처럼 생산비 이하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회복이 더딘 것은 산지와 소비지간
가격연동성이 낮은 유통구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최근 6개월간 산지가격은 26.7% 하락한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4.3% 가량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산지가격 하락시 이윤과 마진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다는것을 의미한다. 결국 소매 유통마진
비율이 크게 오르며 계란의 총 유통마진도 2013년 27.5%에서 지난 2월 48.5%로 큰 폭의 상승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13년에 소비자들이 계란 10개를 1797원에 구매하면 농가의 수취가격은 1303원이었으나, 지난 2월에는 소비자들이 계란 10개를
1824원에 구매해도 농가에서는 939원 밖에 수취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마진을 정상화시켜 계란 소비를 촉진시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황명철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급락한 계란 산지가격이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소매유통마진의
적정화를 통한 소비확대가 급선무”라며 “동시에 계란 가격하락의 1차적 요인이 생산과잉에서 비롯된 일인 만큼 수급전망에 따라 생산자들이 적정량을
생산하는 노력을 이어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생산비 이하 수준의 산지가격이 장기화되면 농가의 경영악화가 심각해지는 만큼 정부는
계란 산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 농가의 경영불안을 해소하고 수급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농수축산신문 박유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