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환우병아리 입식 금지…불황타개책 될까
병아리 자연감축…공급과잉 '숨통'
최대 성수기인 복경기를 맞이하는 양계농가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시세때문에 가금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양계산업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양계업계가 다음달 1일부터 환우병아리 입식 거부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닭고기 시장에 이같은 환우 병아리 입식 금지가 단비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닭고기, 넘쳐난다.
양계산업은 지속되는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병아리 렌더링 등 단기적인 대책을 실시해 왔다. 그러나 수급조절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노력에도 사육마릿수는 여전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육용계 사육마릿수는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1억4330만마리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달 도계마릿수는 1억1908만마리로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만 아니라 닭고기 수입량 역시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1만1000톤 내외로 전망되고 있어 닭고기 공급 과잉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 문제는 하반기 병아리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종계 도태 감소와 환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주령 이상 종계 생산이 증가해 10~12월 병아리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닭고기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닭고기 시장의 불황은 해결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농경연은 8∼9월 육계 산지가격을 지난해보다 하락한 kg당 1000∼12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황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이에 양계업계는 병아리 랜더링 수준의 단기적인 수급조절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종계 단계에서 수급조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질적인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것이다.
# 환우 병아리 입식 금지
산란율·수정률 등의 향상을 위해 종계를 강제로 털갈이시키는 환우는 대부분 경제주령을 초과하고 있어 수급과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병아리 품질불량, 육계 생산성 저하와 면역력 약화로 병아리에서 난계대질병 발생률이 높아져 질병전파의 경로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양계협회와 육계협회는 ‘축산계열화 사업관련 출하가축, 사육시설 등에 관한 기준(농식품부 고시 제2013-303호)’에 강제환우 금지조항 삽입을 공동으로 건의하고 다음달 1일부터 64주령 초과 계군에서 생산된 병아리, 즉 환우계 병아리의 입식거부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도태대상 종계인 64주령 초과 계군 파악은 양계협회의 육용종계 DB를 근거로 전국의 육용종계장의 주령별 사육현황을 점검하고 사전에 출하계획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종계 노계 출하 시 전문 도계장의 도계실적을 파악, 최종 도태 여부 확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대상은 양계협회 종계분과 소속 일반 종계장과 육계협회 회원사 직영 및 위탁사욱 종계장으로 이달을 홍보기간으로 지정해 종계농가와 관련업계의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축산계열화사업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공급되는 새끼가축 관련정보 기재사항 확인을 통해 종계장에서 공급하는 병아리 생산 주령을 집중 검증키로 했다.
향후 양계협회와 육계협회는 이같은 축산계열화법 개정작업을 통해 육용종계의 생산연장 금지를 제도적으로 추진, 행정처분도 강화할 계획이다.
# 닭고기 공급과잉 해소 기대
이번에 실시되는 환우 병아리 입식거부 운동은 병아리 자연감축으로 이어져 닭고기 공급과잉에 숨통을 틔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
그동안 빈번하게 진행되던 종계 환우는 육계 병아리의 공급 증가로 이어져 닭고기 총 공급량 증가에 주요 원인이 됐지만 환우병아리 입식 거부 운동 전개에 따라 동물복지와 생산성 향상의 효과뿐만 아니라 병아리 생산 감소로 인한 병아리 가격 상승 역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심순택 한국육계협회 부회장은 “환우계 병아리 입식 거부로 올 하반기에는 약 20% 정도 병아리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병아리 부족으로 농가 회전율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농가와 계열사 모두가 공존공생을 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함께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농수축산신문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