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살처분 보상금 지급기준 재검토 절실
현장 "지급요령 개정, 되레 현실과 괴리"
"위탁생계가격 기준 적용이 합리적 대안"
육계 살처분 보상금 지급기준의 재검토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는 다행히도 아직 국내 가금농가에 AI가 발생치 않았지만,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은 시기인 지금 AI가 발생할 경우 당장 농가들의 피해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살처분보상금 지급요령을 개정하면서 지급기준을 기존 대한양계협회 산지시세에서 축산물품질평가원 고시 산지가격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개정으로 인해 오히려 살처분보상금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 육계 사육농가들에게 더 큰 피해가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축평원에 입력되는 축종별 산지가격정보는 육계의 경우 산지가격을 유통상인의 실거래가(생계유통가격)와 계열사의 위탁생계가격 2가지 모두를 발표하고 있다.
이중 정부의 살처분보상금 지급기준이 대부분 농가로부터 각 계열사가 정상적으로 매입하는 가격인 위탁생계가격(유통물량의 95%)이 배제되고 일부 잉여돼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생계유통가격(5%)만 적용됐다는 것. 또한 타 축종(토종닭, 오리 등)의 경우 산지가격은 입력되지 않아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0~11월 한달 간 변경 전 지급기준인 양계협회 육계시세와 변경 후 지급기준인 생계유통가격을 비교한 결과 양계협회의 월시세평균은 1천477원/kg인데 비해 생계유통 가격은 1천296원/kg으로 kg당 보상기준이 181원(약 13%)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존 육계의 AI 살처분보상금 지급기준인 양계협회의 시세도 AI 발생 시점에는 시세가 낮게 형성돼 농가들의 피해가 심각했었다는 것. 개정된 기준으로 더 줄어든 보상금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모두 농가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산업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AI 살처분보상금 지급기준이 손질돼야 한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살처분보상금 지급기준을 개정, 즉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정기준의 현실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가금단체들은 그간 보상기준을 ‘시세보상’이 아닌 ‘원가보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었다”며 “축평원에서도 고시중인 위탁생계가격은 원자재(병아리, 사료 등) 비용과 농가의 사육수수료가 합산된 사육원가다.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살처분 보상기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축산신문 서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