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계란, 강제폐기 막아주세요”
농가가 청와대에 직접 산란일자 표기 철회를 요청했다.
지난달 18일 한 산란계농가가 ‘멀쩡한 계란을 강제 폐기하는 산란일자 표기제도! 철회하세요’ 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한 것.
산란계 소규모 복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익명의 청원자는 “소규모 농장은 대형마트에 납품이 어렵기 때문에 주당 1~2번 간격으로 계란유통상인을 통해 계란을 출하한다”며 “만일 산란일자 표시제가 시행된다면 매일 계란을 출하요청을 받게 될 가능성 높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장 계란유통차량, 계란무게분류기계, 난각에 일자를 표시하는 기계 등을 구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계란 출하를 위해서는 선별포장업 허가마저 받아야하기 때문에 억대 비용 지출은 물론 까다로운 과정으로 인한 행정적 부담까지 발생, 시도해볼 엄두도 못 내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것. 당장 이달 23일이면 소규모 농장들은 판매하지 못한 계란이 계속 쌓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청원자는 “계란은 통상 일정한 온도의 냉장 상태에 두면 계절에 관계없이 45일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고 식약처에서도 정의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계란 유통기한을 홍콩은 90일, 일본은 최장 57일,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수출되는 계란은 180일을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산란일자표기가 시행된다면 국내 소비자는 단순히 하루라도 더 늦게 산란된 계란을 선택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신선하고, 안전하며, 위생에 아무 지장없이 한달 이상 먹을 수 있는 계란들이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해 폐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계란의 가격 상승,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며 결국 농장에는 재고가 증가, 많은 양의 계란을 계속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원자는 “난각 산란일자표기가 신선한 계란 공급을 위한 정답이 아니다. 소비자가 더욱 신선한 계란을 먹을 수 있도록 계란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때 까지 냉장유통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현실에 맞는 정책이 실현되도록 국민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