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협회-계란유통협회, 달걀 거래가격 정산방식 두고 ‘대립각’
▶양계협회 사후정산 문제제기
“가격결정체계 객관성 없어
후장기로 유통상인 부당이익”
▶계란유통협회 입장은
“고시가격과 시장가격 달라
고시가격 더 높으면 손해”
대한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가 달걀 거래가격 정산 방식을 놓고 서로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계협회는 가격 결정 체계가 객관적이지 않을뿐더러 상인들에 의해 이끌려가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계란유통협회는 양계농가들이 출하가격을 제시하고 있고, 출하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산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계협회는 유통상인들이 사후정산 방식, 이른바 ‘후장기’로 부당 이익을 편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양계협회는 후장기에 대해 “유통상인이 달걀을 가져가서 팔아본 뒤 이익이 남으면 농가에게 값을 쳐주고 안 남으면 안 쳐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130원에 달걀 가격이 고시 됐을 경우 상인은 농가에게는 60원을 주고 남는 70원 안에서 이익을 취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양계협회 회원인 경기도의 한 산란계 농장 대표는 “정산 날짜가 다가오면 유통상인 쪽에서 슬슬 ‘달걀이 안나간다’라고 말하며 정산 가격을 낮추려 한다”고 전했다.
이에 양계협회는 산란계 농가들이 달걀 출하가격에 참고할 수 있도록 수도권,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등 권역별 실제 농장 출하 고시 가격을 공표하고 있다.
유통상인의 입장은 정반대다. 계란유통협회 김낙철 회장은 “고시 가격과 시장 가격은 다르다”며 시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된 고시 가격대로 거래하면 “유통 상인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후정산(후장기)에 대해서는 “다 후장기인 것처럼 말하지만 직장기(바로 정산)하는 사람도 있고 먼저 돈을 주고 달걀을 가져오는 분도 있다”며 “후장기를 하는 건 대부분 필요 없는 물량도 다 가져왔을 때”라고 밝혔다. 이어 양계협회 고시 가격에 대해서도 “시세를 정하는 건 농가다. 그 쪽에서 ‘유통상인하고 소통 못 하겠다’하면 우리는 참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대립은 살충제 및 AI 파동을 거치며 심화 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후장기 관행이 심화된 것에 대해 “살충제 파동 이후 나타난 일”이라며 “가격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안영기 안일농장 대표(수의사)는 지난 3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윤일규·김현권 의원 주최로 열린 ‘계란 안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 계란유통 체계의 문제점은 중간상인 판매를 통한 유통질서 혼란에 있다”라고 말하며 계란유통센터(GPC)의 필요성을 제안했다.[한국농어민 신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