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값 인상 움직임…농가 "안돼"
업계 "옥수수 가격 급등" 9월경 인상 검토에, 농가 "상승폭 2004년보다 적고 환율도 안정"
사료가격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축산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료업계는 최근 옥수수 등 국제곡물가격과 유류비 인상에 따른 운송비용 상승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해 빠르면 8월, 늦어도 9월경 사료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지역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료의 40%를 차지하는 옥수수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8월까지는 사전에 구매한 원료로 소진할 수 있지만 9월부터는 상승한 옥수수가격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료협회 자료에 따르면 7월 17일 현재 옥수수가격은 톤당 156.38달러(CBOT기준)로 올 1월 평균가격 139.79달러보다 11.8% 상승했다.
A사료업체 관계자는 "국제원유가격과 국내 경유가격의 상승으로 운임비도 급증했다"면서 "원료가격 상승 등 국외상황이 악화돼 현재 사료가격과 관련 인상시기 및 인상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료업체들의 사료가격인상 검토가 알려지자 양돈농가를 중심으로 한 축산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PMWS 등 소모성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높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료가격인상은 자칫 양돈농가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료업체들이 지나친 할인경쟁으로 인해 경영난에 봉착한 것일뿐 최근 곡물가격상승폭은 2004년 곡물가격이 폭등했던 시점보다 적고 환율도 상당히 안정됐기 때문에 사료가격인상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곡물가격이 폭등했던 2004년 5월 옥수수 208달러, 대두 448달러, 대두박 425달러에 달했고 원달러 환율도 1165원으로 사료업체들은 이 시기 세차례에 걸쳐 약 30%의 사료가격을 인상했었다. 이후 곡물가격안정으로 2004년말부터 2005년초까지 15% 전후의 가격인하를 단행한 사료업체들은 올 3월 약 2% 추가인하했다.
2005년 곡물평균가격을 보면 옥수수 150달러, 대두 290달러, 대두박 272달러로 최근 가격보다 높지만 사료가격은 오히려 인하됐었다. 또 환율도 2005년 평균환율 1042.25원보다 104원이 낮은 938.93(7월 기준)원에서 형성되고 있는 상황. 환율 10원당 사료가격변동폭이 0.3%라는 업체 주장을 반영해도 3%의 인하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경기 이천의 양돈농가는 "돈 버는 양돈장은 10% 전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컨설팅을 하는 업체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의 사료가격인상은 농가들을 죽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사료업계의 한 전문가도 "사료회사들의 지나친 과당·할인경쟁으로 대부분 특정농가에 대한 인하만 이뤄졌을 뿐 전체 인하는 전무해 혜택본 농가는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사료업체들의 잘못된 가격정책으로 발생한 경영난을 가격인상으로 농가들에게 책임을 떠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농어민신문 제1875호/ 축산/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