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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의 산란계 농장에 이어 정읍의 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 신고된 전북 정읍시 영원면 소재 오리농장의 AI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혈청형 'H5N1')로 판정됐다고 7일 밝혔다.
◆추가 발생 또 있나=농식품부에 따르면 7일 현재 AI가 의심돼 신고된 건수는 모두 4건이다. 이 가운데 이미 2건이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나머지 2건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읍의 오리농장에 대해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인 3~4일 5대의 차량이 이곳을 출입했고, 이들 차량이 전북
1곳, 전남 11곳 등 모두 12곳의 농장에 닭과 오리를 운송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정읍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차량에 의해 다른 농장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AI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3~14일가량 생존하지만 기온이 높을수록 그 기간은 짧아진다. AI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0℃인 물
속에서 30일간, 22℃인 물 속에서 4일 동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 확산방지 총력=방역당국은 AI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발생 농장은 물론 이들 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부화장과
도축장, 농장 등에 대해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김제와 정읍지역에 이동통제 초소도 크게 늘리는 한편, 9일 열리는
총선에서도 AI 발생지 주변의 투표소에 발판 소독조를 설치키로 하는 등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3월6일 충남 아산에서 AI가 발생한 기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2월 말을 기해 AI 특별방역기간을
해제한 점, 닭·오리의 폐사를 발견하고도 해당 농가가 즉시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정적 언론보도 자제해야=방역당국은 AI에 감염된 가축은 어떤 경우라도 유통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닭·오리고기·달걀 등
가금산물의 정상적인 소비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AI로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방역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후진국인 만큼 우리나라로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은 아직도 AI에 대해 선정적인 보도에 나서 가금산물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 AI 관련
보도가 집중된 4~6일 농협 하나로클럽 4대 매장(양재·창동·고양·성남점)의 경우 닭고기는 15~44％, 달걀은 14~31％
매출이 줄어들었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보도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당장 소비자 식탁이 위협받기라도 하듯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산자단체, 소비운동 펼쳐=가금산물의 소비가 위축될 조짐이 보이자 농협은 매주 수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지정, 중앙회
계통사무소와 자회사는 물론 조합에 시행문서를 보냈다.
농협은 특히 구내식당에서 닭·오리고기·달걀 급식을 확대하고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가금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프로그램도
마련, 가금산물의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조직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한국계육협회·한국오리협회 등 가금 관련 생산자
단체들도 가금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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